[안동시/뉴스경북=김승진 기자]
"화훼농사 10여 년 동안 힘든 줄 몰랐는데... 꽃바람 불겠어요?"
서울공판장(양재동)으로 보낼 꽃을 다듬는 여사님들의 손놀림이 낯선 이방인의 방문에 잠시 여유를 가지는 듯 했다.
안동시 천전리에 소재하고 있는 이곳 화훼농가는 지난 겨울 최강 한파에도 10여 년의 애정과 땀에 보답이라도 하듯 견뎌 낸 거베라(꽃말: 신비. 수수께끼)를 비롯한 10여 종의 꽃들이 보기에도 싱싱한 자태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청탁 금지법의 영향도 있지만 화훼농가로서 말못 할 고민들도 있다"면서 그 첫번째로 "한송이 150원 정도하는 값싼 모조(조화) 꽃을 생화와 섞어 사용하는 일부 꽃가게 때문에 그만큼 수요가 줄었다"며 축하화환 10만원 정도로 친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턱없이 비싼 꽃값을 지불하게 되지만 하회농가의 수입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 결과라고 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사용된 꽃을 회수해 재사용하게 되기에 결국엔 4분1정도의 수입으로 꽃을 키우는 농가의 현실은 계산기 없이도 짐작이 갈 것이라고 했다.
또한, 졸업식이다 결혼철이다해서 그런 철이 있었는데 요 몇 년 사이 그런 분위기가 없다고도 했다.
"우리 안동에도 여러 농가가 있었지만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전업을 하고 한 2곳정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모두들 봄이 왔다고는 하는데 꽃바람이 불까요?" 라고 하신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다 회의나 행사장에서 사회자가 "가실때 꼭 화환의 꽃을 가져 가셔서 풍성하고 향기로운 분위기 만들어 보세요!'라고 안내해 준다면 너도 나도 눈치 안보고 꽃을 가지고 갈 수 있게 돼 "꽃을 가까이하는 분위기가 되살아 나지 않을까!"라는 저 먼나라 사람들의 대화로 흐르기도 했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꽃병이 놓여 있었고 으례히 그 꽃향기 꽃그늘 아래 식구들이 혹은, 손님 자리가 이어졌는데 ... 물론 지금도 그렇게들 사시겠지만 ...
화훼농가들이 간절히 바라는 꽃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선 꽃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들이 넘쳐 나야 하는데...
꽃바람이 불까요?
사진.취재/김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