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가 시민들 표정은 물론 생활까지 바꿀 수 있다
경상북도 안동 시내로 들어서는 송현동 모 부대 담장에 그려진 길이 160m 벽화가 5년째 잘 관리되고 있어 주민들은 물론 벽화를 처음 대한다는 외지인들로 부터 칭송과 부러움을 사고 있다.
벽화를 관리하는 안동시 도시디자인과 관계자에 의하면 "2010년 쯤 부터 기획, 관리해 오고 있는 가장 안동적인 벽화이며, 안동을 상징하는 민속놀이 중 대표적인 차전놀이는 담장 높이가 맞지 않아 줄다리기 모습을 그려 넣었는데 호응도가 높아 매년 보수,유지 해 오고 있으며 올해는 벽돌 위 기와 덮게를 추가해 그림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도 추진중에 있다"고 했다.
줄다리기는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놀이 중 하나로 많은 인원이 두 편으로 나뉘어 양쪽으로 줄을 잡아당겨 승패를 겨루는 경기로 지역에 따라서는 신라(경북 자인) 혹은 백제(김제 입석) 때부터라는 구전이 존재하여 고래로 존재하였던 우리의 정월대보름 날 세시풍속, 민속 놀이다.
'정월 보름날은 자시(子時)에 제례(줄제)를 올리는데, 양편이 따로 서로의 줄에서 줄다리기의 승리를 기원하는 고유(告由), 양편이 함께 줄다리기 장소(줄바탕)에서 지신(地神)에게 풍농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고사(告祀)로 구분된다.
제관(祭官)은 양편의 대장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조선시대에는 고을의 수령(守令)이 되기도 했다. 날이 밝으면 양편은 각기 줄을 메고 줄다리기 장소로 이동하는데 여기는 중장년의 남자들이 참여한다. 줄 위에는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대장이 올라타서 진두지휘를 하고 그 뒤로 중장, 소장이 보좌한다. 이때 장군기를 앞세우고 수많은 기(旗)와 창을 든 행렬이 호위하고, 여러 풍물패가 뒤따르며 마을의 부녀자와 노약자들은 응원에 참여한다.
줄다리기 장소에 도착하면 양편은 줄목을 끼우는 것으로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 암줄의 목줄에 숫줄의 목줄을 끼우고 목나무로 고정시키는 단계 남녀 성기 삽입을 상징하는 성행위로 보아 음란한 말들이 오가며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진다. 일단 줄목이 끼워지고 신호에 따라 줄당기기가 시작되면 풍물패와 양편 주민의 응원이 어우러져 한바탕 굿이 벌어진다.
승패는 한 번 당겨서 기준점을 넘어간 것으로 가리는 것이 원칙이나 세 번 당겨서 두 번 이기는 쪽의 승리로 결정하기도 한다. 고서(古書)에는 이긴 편이 풍년이 든다는 기록이 일반적이고, 구전되는 바는 서 편(여성 편), 즉 암줄을 당기는 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속신으로 말미암아 서 편이 이기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동 편이 일부러 져주는 사례는 없다고 한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동 편, 남성 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특수한 사례(나주)가 없지는 않다.
승패가 결정되면 승자 편은 대장의 집으로 몰려가 잔치를 벌이고, 다음날 상복을 차려 입고 상여를 든 장송(葬送) 행렬을 이루어 진 편의 대장 집을 방문해 위로하는 것으로 행사는 마무리된다. 다시 말해 승패를 넘어 행사 이후 지역 화합을 위한 잔치로 줄다리기는 완결된다. '
이렇듯 35번 국도를 이용 안동시가지로 들어오는 길에서 보는 길이160m, 높이 3m 줄다리기 벽화를 마주하고 보면 '여기서 부터 안동이구나!' 라고 느낀단다.
오늘도 경북도 어느 어느 동네에 벽화를 그렸다는 자랑을 전해 듣지만 어디 이곳 줄다리기 벽화 만 할까?
어제 오늘 늦 장맛비가 내리고 있지만 올해 역시 풍년을 기원했던 줄다리기 때의 기원이 이루어 지는 풍요로운 '안동 사람들!'의 여유가 넘쳐 나는 장쾌한 줄다리기 벽화를 은근히 부러워 하며 소개해 본다.
[ 줄다리기 (한국세시풍속사전, 국립민속박물관) 참조] [사진, 글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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