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뉴스경북=김승진 기자] 23일 오후 뉴스경북으로 전화 민원.제보가 있었다. 제보자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했다. "출향인으로 고향인 이송천리를 몇 달 만에 찾게 되었는데 뜻밖에도 강풍에 폐비닐(농사용) 등이 나뭇가지에 뒤엉켜 휘날리는 흉한 모습에 몹시 당황했었으며 우리 고향이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나라는 솓구쳐 오르는 서글픔을 느꼈다"고 "뉴스경북에서 도와 주셨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끊은 뒤 서후면사무소 담당자에게 전화로 이같은 사실을 알렸더니 무슨 업무 때문에(?) 지금 당장은 나설 수 없고 확인해 보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러니까 수 개월째 방치된 이유가 모두 현장상황을 파악도 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곧장 현장으로 향했다.
안동시 청소담당자와의 통화에서는 "환경감시원이 현장상황을 파악한 후 즉시 해결하도록 하겠으며 현장에 나가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그사이 저곳이 현장이구나 할 정도로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제보자의 심정이 어떠했을까라는 짐작이 갔다.
안동시에서 주민들의 편의를 돕기위해 농사용 폐비닐은 물론 재사용 생활쓰레기 등을 분리해 이곳에 모아두면 수거해 가겠다며 집하장을 설치해 주었지만, 누구라도 몰래 버려도 되는 점을 악용 너도나도 함부로 버린 정황이 쓰레기 내용물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
최근 강풍에 날아갔는지 이송천 그아래, 주변까지 뒤덮은 쓰레기들이 환영이라도 하듯 더욱 힘차게 나부끼고 있는 모습을 지켜 봤다.
마치 '이제서야 우리들을 제대로 치워주는구나'라는 듯 한껏 목소리를 높이는 듯 했다.
마침 도착한 안동시 환경감시단 직원들이 이쪽 저쪽으로 현장을 알리더니 "주민들이 편리하게 생활쓰레기를 모아 버릴 수 있도록 위치나 시설물을 재 지정.보완하겠으며 재발방지를 위해 감시카메라 등 필요한 행정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알렸다.
두 사람, 세 사람만 머리를 맞대면 이렇게 해결책이 만들어 지는데 그동안 수 많은 주민들이 오갔음에도 이상황을 방치한 이유는 뭘까?
동네 이장은 뭘했으며, 면에서는 현장을 파악이라도 하고 있는 것인지 묻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7일 다시 찾은 현장은 전혀 치위지거나 정비되어 있지 않았다.
모두들 "지난 24일 산불로 공무원들의 일손이 부족해서 그렇겠다. 곧 치워지겠지..." 라고 한다.
시민들이 안동시를 걱정하고 있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취재.사진/뉴스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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