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유 여직원에게 퇴사 강요한 금복주 급기야 사과
결혼한 여직원의 퇴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금복주'에 대해 지역 여성단체가 규탄하고 나섰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16일 금복주 본사 앞에서 결혼 퇴직을 강요한 사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여성단체 측은 "금복주가 구시대적인 결혼 퇴직제를 관례적으로 강요해 왔다"며 "이는 금복주의 성차별적 기업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60여 년 동안 금복주에서 결혼한 여직원이 근무한 선례가 없었다"며 "현재 금복주에 근무하는 여직원 10명 중 대부분이 미혼 여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여성단체 측은 여직원들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부당해고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질 것을 금복주 측에 요구했다.
이날 규탄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금복주 박홍구 대표이사는 여성단체와의 면담에서 "대구경북여성단체 회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으며 사과문을 전했다.
결혼퇴직 의혹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바람직한 노무관리를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여성 근로자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등 모범적인 성평등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현재 금복주는 한 여직원이 결혼소식을 전하자 퇴사를 종용한 혐의로 대구 서부고용노동지청 등의 조사를 받고 있다.
2011년 홍보팀에 입사한 여직원 A씨는 지난해 10월 "12월 결혼한다"고 회사에 알리자 회사측 관계자가 "창사 50년이 넘도록 생산직 아닌 사무직에는 결혼한 여직원이 없다"며 "일을 못해서 나가는 게 아니라 결혼하고 난 뒤 다니는 여직원이 없기 때문이다"라며 퇴직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결혼 뒤에도 회사에 나오자 금복주는 지난해 12월 말 A씨를 판촉 부서로 발령냈고 이에 A씨는 김동구 금복주 회장 등을 노동청에 고소한 것이다.
특히 금복주에서는 최근 5년 동안 결혼을 앞두고 회사를 떠난 여성 직원이 7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 여직원이 주임으로 승진하기 전까지 창사 이래 58년간 여성 직원이 승진한 경우가 없을 정도로 여성 차별 인사 정책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다.
금복주는 여론이 악화되자 "거듭나겠다!"고 사과 했지만 언론 등 지역 여성단체들의 항의 또한 만만치 않아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분노를 금복주가 직시하지 못하고 화를 키우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의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