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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맨발 투혼 박세리 ... 13일 눈물의 은퇴식 가져

 

한국 여자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마침내 현역선수 생활에 작별을 고했다.

 

박세리는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뒤 ‘팬들과 함께 하는 열린 은퇴식’을 통해 국내팬들에게 공식 작별 인사를 했다.

 

“어느 누가 은퇴식을 저처럼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으며 했을까요. 정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박세리 골프여제의 마지막 인사. 사진출처/KLPGA

 

 

지난 7월 US여자오픈에서 현지팬들에게 인사한 박세리는 후원사인 하나은행이 주최하는 국내 LPGA 대회를 끝으로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27년 동안 이어온 선수생활을 끝냈다.



디펜딩 챔피언 렉시 톰슨(미국), 리우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펑샨샨(중국)과 함께 플레이 한 박세리는 어깨통증과 실전감각 저하로 첫홀부터 보기를 기록하는 등 이날 보기 9개와 버디 1개로 8오버파 80타를 친 뒤 기권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개척자 박세리가 눈물 속에 정든 그린과 작별하는 순간이었다.



첫홀 티박스에는 1000여 명의 팬이 모여 기념 수건을 목에 두르고 LPGA 투어에서 25승(메이저 5승)을 거두고 세계 여자골프의 흐름을 바꾼 ‘전설’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18번홀(파4)을 파로 마친 뒤 박세리는 눈물을 쏟았다.

 

‘영원한 스승’ 아버지 박준철씨를 힘껏 안으며 감회를 나눈 박세리는 이어 전성기를 함께 한 박지은과 크리스티나 김, 최운정, 박인비, 김효주, 안시현, 전인지, 박성현, 지은희 등 후배선수들과도 포옹으로 아쉬운 정을 나눴다.

 

 

 

▲박성현 선수의 꽃다발에 포옹으로 격려해 주는 박세리. 사진출처/OSEN

 

떠나는 주인공도, 그를 따라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세리키즈’들도 함께 눈물을 보이며 ‘선구자’의 퇴장을 아쉬워 했다.



“어느 누가 은퇴식을 저처럼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으며 했을까요. 정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라며 박세리는 공식 인터뷰에서 인사했다.

 

골프여왕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의 마지막 은퇴 경기에서는 그녀의 오랜 골수팬이기도한 캐디 원정숙(46)씨가 골프백을 들었다.



캐디로 처음 일하기 시작할 무렵인 1998년, 지금의 박세리가 있게 한 US여자오픈에서의 '맨발 샷'을 보고 지금까지 한결 같이 그녀를 응원했다.



박세리는 1년에 한 번 국내에 들어와 대회를 할 때면 어김 없이 대회장을 찾아 응원을 해주는 원씨에게 은퇴 경기 캐디를 부탁했으며,



이런 중요하고 뜻 깊은 경기에 캐디로 나선다는 것이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오랜 팬으로서 큰 감동을 받은 원씨는 전날 프로암 대회를 함께 치르며 예행연습까지 마친것으로 알려졌다.



원씨는 박세리가 티박스에 오르는 순간부터 경기를 마칠 때까지 함께 호흡하며 마지막 무대를 함께 했다.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리틀앤젤스 어린이 합창단의 ‘상록수’ 노래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박세리(38·하나금융)는 연신 눈물을 훔쳤으며, 대형스크린에서는 박세리가 1998년 US여자오픈 연장전에서 보여준 ‘맨발의 샷’을 비롯한 과거의 명장면이 이어져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경기를 마치고 박세리 프로 열린 은퇴식이 진행됐다. 박세리가 박성현에게 꽃다발을 받고 포옹을 했다. 스승과 제자와의 끝없는 사랑의 대화였다.

 

 

 

박세리는 1998년 US오픈에서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시리폰과 연장전만 20개 홀을 치른 혈투 끝에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이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18홀 연장전에 들어간 박세리는 18번홀(파4.445야드)에서 티샷이 워터해저드 경계 구역에 떨어져 위기를 맞았다.

벌타를 받고 볼을 드롭하느냐, 그냥 샷을 하느냐 갈림길에서 고민하던 박세리는 숙고 끝에 신발과 양말을 벗고 과감하게 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어렵사리 레이업에 성공한 박세리는 이 홀을 보기로 막아 추아시리폰과 동타를 이뤘고 서든데스 연장전 두 번째 홀에서 기적 같은 버디를 잡아 승리했다.

 

가수 양희은의 '소나무' 노래를 배경으로  US오픈의 경기 모습이 비춰진다. 박세리 선수의 공이 연못에 빠지기 직전, 성공 확률이 희박한 그 상황 속에서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양말을 벗었다.

 

우리 모두를 감동시킨 것은 그녀의 골프 실력이 아닌, 양말 속의 새하얀 발이었다. 고된 훈련 속에 까맣게 그을려 너무나 선명히 대비되던 그녀의 흰 발.

 

“땡볕 아래 얼마나 연습을 했으면...“  박세리 선수의 그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우승과 거리가 멀다고 했을 때 희박한 가능성을 기회로 만들었던 그 순간이었기에 국민들 한 명 한명에게 뜨거운 감동으로 전해졌다. 

 

그 공익광고가 탄생하기 바로 1년 전, 우리나라는 IMF로 온 나라, 국민 모두가 실의에 빠져 있었다.

이 광고 하나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희박한 가능성을 우승의 기회로 만든 박세리 선수의 맨발샷은 그 당시에 우리들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안겨 주었다. 

 

 

 

 

박세리는 한국 여자 골프의 '개척자' 같은 선수다. 1990년대말 외환 위기로 실의에 빠져있던 국민들에게 연이은 승전보를 전하며 희망을 안겨줬고, 골프가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전 갈마중 3학년이던 1992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라일 앤 스콧 여자 오픈에서 연장접전 끝에 원재숙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를 시작으로 1996년 프로에 공식 입문하기 전까지 박세리는 이미 KLPGA투어에서 6승을 챙겼다.



프로로 전향한 이후로도 박세리의 질주는 계속됐다. 박세리는 프로 데뷔 첫해인 1996년 4승을 쓸어담았고, 상금왕과 최저타수상까지 수상하며 투어를 이었다. 1997년에도 2승을 추가한 박세리는 LPGA투어 퀄리파잉투어를 수석으로 통과하며 미국 무대에 뛰어들었다.



박세리는 미국 진출 첫 해인 1998년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는 메이저대회인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데 이어 7월 미국 '내셔널 타이틀' US 오픈마저 제패했다.



LPGA투어 첫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을 모두 메이저에서 기록한 선수는 박세리가 최초였다. US 여자오픈에서는 맨발로 물에 들어가 트러블샷을 날리는 '명장면'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2승을 더 추가하며 루키시즌에 4승을 기록한 박세리는 한국인 최초로 LPGA투어 신인상을 받았다.



박세리는 1999년에도 4승을 추가했고, 2001년에는 메이저대회 1승을 포함해 5승을 쓸어담았다. 같은해 8승을 독식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밀려 주요 타이틀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박세리는 캐리 웹(호주)과 함께 소렌스탐의 대항마로 자리잡았다.



박세리는 월드컵에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던 2002년에도 5승을 거두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2003년에는 최저타수상을 수상했다.



2004년 이후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던 그는 2006년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을 다시 한 번 제패하며 부활을 알렸다. 그리고 2007년에는 LPGA 명예의 전당 입성 조건을 모두 충족하며 한국인 최초로 이름을 올리는 영예까지 누렸다.



2010년 LPGA투어 마지막 우승을 추가한 박세리는 통산 25승(메이저 5승)으로 역대 23위에 올랐다. 누적 상금은 1258만4376달러로 역대 8위다. 지난해 박인비(28·KB금융그룹)에 추월당하면서 한국 선수 중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순위다. 미국 무대에서 치른 6번의 연장전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두는 등 누구보다 뛰어난 집중력과 '승부사 기질'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세리는 LPGA 챔피언십 3차례, 브리티시 오픈과 US 오픈을 각각 한 차례씩 제패했지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을 우승하지 못해 그랜드슬램 달성을 놓쳤다.



박세리는 선수 생활 마감을 결정한 올해에는 올림픽 감독으로 나섰었다. 그는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박인비, 전인지, 양희영, 김세영을 이끌었다. 박인비가 목에 건 금메달은 그만큼 특별했다.

 

TV뉴스를 통해 박세리 선수의 마지막 은퇴 라운드를 지켜보며

 

"세리, 안녕..."을 전했던 오늘은 2016년10월 1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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