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뉴스경북=김승진 기자] 예천 출신 장봉환 선생이 1901년 '대한제국 군악대'를 창설한 뜻 깊은 일을 기념하여 지난 9월 7일(금) 오후 7시 종로구 탑골공원 야외무대에서 군악대 재현공연이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서울특별시 지원과 예천군 후원으로 개최된 이날 공연에는 주한 영국대사부부와 각국 무관(武官) 등 수많은 외교사절이 참석했다.
객석에는 공원을 찾은 서울 시민 등이 운집한 가운데 환호와 박수 속에 밤 9시까지 공연이 이어졌다.
연주를 맡은 (사)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단장 송재용)가 제일 먼저 당시 군악대가 연주하던 애국가와 대한제국과 수교하던 미국, 영국, 독일, 이태리, 프랑스 등 5개 국가를 연주하니, 참석한 주한 외교관들은 자국의 애국가에 일어서 극진한 예를 표하기도 했다.
이어서 당시 군악대가 연주하던 주옥같은 명곡이 연주되고, 구립어린이 합창단 등 3개 연합합창단과 그 가족은 물론 온 시민이 참여하는 아리랑 합창이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이러한 뜻 깊은 공연은 예천군과 예천문화원이 오래전부터 추진하던 예천의 충효인물을 찾아내고 그 높은 뜻을 기리는 일에서 비롯되었다.
2011년에 간행된 『장화식 장봉환 부자의 충효의 일생』이란 연구서에 의해서 장봉환이 예천사람이고, 고종황제의 명을 받아 주미공사관 서기관을 역임하였으며, 그 후 1901년 대한제국 군악대를 창설한 사실이 온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는 군의회가 개회 중이어서 부득이 예천문화원장(권창용)이 장봉환 선생의 주손(장한덕)과 함께 상경하여 무대 정면에 나서서 인사를 드렸다.
권 원장은 살기 좋고 인심 좋은 충효의 고장 예천에서 올라온 예천문화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군악대를 창설한 장봉환 선생이 예천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일제의 야욕에 맞서서 국권수호에 앞장섰던 아버지 장화식 한성부판윤과 함께 예천의 충효인물로 추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감동과 환희가 넘치는 뜻 깊은 공연을 제 혼자 보게 되니 군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이 들어서, 우리 군민들께도 이런 좋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 단장에게 예천공연을 초청하니 허락해 달라"고 해 참석자들로부터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번 일을 계기로 되돌아보니 대한제국의 군악대는 자주독립의 상징이요 황제의 존엄을 드높이는, 서양악기로 서양음악을 연주하는 최초의 서양식 악대로 더욱 빛나게 되었다. 그래서 군악대를 창설한 장봉환 선생의 공적과 그분의 고향 예천이 전국에 알려지는 또 다른 계기가 되었다.
역사와 음악이 만나는 뜻 깊은 공연이 끝나자 시민 여러분이 몰려와 ‘예천에서 올라온 문화원장과 장봉환 선생의 주손’을 찾아서 함께 기념 촬영을 하자는 요청이 쇄도하여 발길이 늦어지기도 했다.
대한제국 군악대를 창설한 장봉환 선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장봉환 선생(1869〜1929)은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서 1888년 관립 육영공원에 입학하여 영어를 배우다가 1893년 주미공사관 서가관으로 부임하여 서양의 발전된 문물을 접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후 시종원 시종(비서실 비서관)으로 고종황제를 직접 모시다가 1900년 12월 군악대 창설을 주창하던 예식원장 충정공 민영환 아래 예식원 차장으로 임명되자 곧바로 군악대를 조직하였습니다. 이듬해 1901년 2월 독일인 지휘자 에커르트가 입경할 무렵 악기구입 등에 필요한 부족한 경비를 스스로 마련하여 마침내 군악대를 청설하였습니다.(당시계급 정위;대위) 잘 아시다시피 군악대는 군대의 사기를 진작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때 군악대는 대한제국의 자주독립을 상징하고 나아가 황제의 존엄을 드높이는 최초의 서양식 악대였습니다.
그후 고종황제를 경호하는 시위연대 대대장(참령;소령)으로 근무하다가 1905년 대구진위대장으로 물러나와 관내 의병활동을 지원하고 의병봉기를 선동하다가 왜경에 체포당할 위기에 봉착하였으며 그 뒤 보직 해임되고 1907년 8월 군대해산으로 물러났습니다.
장봉환 선생의 아버지 장화식 한성부 판윤은 1904년 통신원 총판으로 재직할 때 일본의 통신권 침탈(우체사‧전보사 강탈)을 막으려고 온 몸으로 저항하다가 일제의 간섭으로 물러난 일이 있습니다. 이 두 부자는 예천을 상징하는 충효의 인물로 추앙하고 있습니다. 이제 장 봉환 선생이 창설한 대한제국 군악대의 멋진 연주를 오늘 여러분 앞에서 되살려 봅니다.
여러분 좋은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1918.9.7. 뉴코리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