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뉴스경북=김승진 기자]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박용목)이 구례 화엄사에 서식하는 양비둘기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의 보전과 잡종화 방지를 위해 양비둘기 무리에 섞여든 집비둘기 3마리를 포획하였다고 21일 밝혔다.
토종 텃새인 양비둘기는 1980년대까지 전국 남서해안 절벽과 사찰에서 흔하게 관찰되었으나 현재는 서식지 파괴, 집비둘기와의 경쟁과 잡종화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하여 국내에 100마리 미만의 개체가 남아있으며, 그 중 화엄사에는 50여 개체가 서식하고 있다.
▲휴식중인 집비둘기
▼화엄사 경내 집비둘기(좌)와 양비둘기(우)
반대로 양비둘기와 유사한 형태와 생활사를 가진 집비둘기는 도시 생태계에 잘 적응하고, 양비둘기 집단에 들어가 먹이, 둥지 터, 휴식처를 잠식하고, 두 종간의 교잡을 일으켜 장기적으로 양비둘기 개체군의 유전자를 쇠퇴시키고 있다.
이번 집비둘기 포획은 2019년 11월에 발족한 ‘구례 화엄사 양비둘기 보전을 위한 지역 협의체’*(이하 “지역 협의체”)를 중심으로 이루어 졌으며, 포획 개체는 멸종위기종복원센터로 옮겨 국내 최초로 순수 양비둘기 판별 기술개발과 비둘기류 잡종화 방지 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 국립생태원,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 모임(지리산사람들), 국립공원공단(전남사무소), 화엄사
또한 지역 협의체를 내실화하여 집비둘기 침입을 지속적으로 방지하는 한편, 양비둘기 복원 기술과 모니터링 방법을 개발하고, 서식지 개선을 위한 지역주민 참여 독려 등 양비둘기 보전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칠 계획이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활동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양비둘기 보전사업 성공의 발판이 되길 바라며, 지속적인 지역 협의체 활동으로 멸종위기 생물들이 서식지 내에서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ㅇ 종 명(학명) : 양비둘기(Columba rupestris)
ㅇ 보 호 :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17년)
IUCN 적색목록(Red List) 등급 - 관심대상(LC, Least Concern)
ㅇ 개체수 : 국내 100 마리 미만 서식
ㅇ 형 태 : 몸길이 33~35㎝, 허리는 흰색이고 꼬리는 회색빛이지만 중간에 흰 띠가 있고 끝이 검은색을 나타냄. 날개에 뚜렷한 검은 줄무늬 두 개가 있음.
ㅇ 분포현황
- 시베리아 중부와 동남부, 티벳 동부, 쓰촨성 서부, 몽골, 중국 북부, 한국
ㅇ 생태특성
- 해안가 절벽, 무인도 바위 틈 등 자연적 지물이나 다리 교각, 사찰 현판 뒤 또는 처마 밑 틈새와 같은 인공적 구조물에서 서식
- 주로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며, 농경지와 초지에서 곡식 낟알이나 풀씨를 먹이자원으로 이용
- 번식기는 3월에서 10월까지이나, 빠르면 2월에서 늦으면 12월까지도 지속되기도 하여 연중번식을 하는 것으로 확인
ㅇ 위협요인
- 양비둘기와 집비둘기의 잡종화로 순종 양비둘기 개체수 급격히 감소
- 먹이자원 및 생활사가 비슷하며 번식력이 강한 집비둘기와의 경쟁
- 집단번식을 위한 공간 부족
- 천적(쥐 등)의 침입으로 포란 포기 혹은 유조 폐사
붙임4 | | 질의응답 |
1. 양비둘기를 보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 국내에서는 과거 전국적으로 분포한 기록이 있으나 최근에는 집비둘기와 경쟁 및 잡종화로 인하여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현재 구례, 고흥 등 남부 일부지역에서만 서식이 확인되고 있음
❍ 개체군 회복이 시급하다 판단되어, 2017년 12월 29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됨
❍ 양비둘기 보전 연구를 통해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건강성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생태문화 콘텐츠로 활용하여 지역경제 활성화, 보호생물과 문화재가 공존하는 생태문화 확산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함
2. 양비둘기 개체군에 집비둘기가 지속적으로 침입한다면 집비둘기를 포획하는 것이 과연 양비둘기 보전에 의미가 있을까요? |
❍ 양비둘기 개체군 내 집비둘기의 도입을 완벽하게 차단할 방법은 없으나, 수시로 현장 모니터링과 포획을 통해 양비둘기 혈통을 보전하고 양비둘기가 집비둘기와 경쟁할 필요 없이 안전한 서식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함. 또한 집비둘기가 접근하기 힘들고 양비둘기가 서식하고 있는 섬 지역에 새 양비둘기 집단을 안정화시키는 방법도 구상 중에 있음.
3. 잡종화 방지 연구가 양비둘기 보전에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진행되나요? |
❍ 생포한 잡종 개체들을 활용하여 양비둘기 집비둘기 종간 경쟁 연구 및 잡종(양비둘기x집비둘기) 집단에서 순수한 양비둘기 판별을 위한 유전학적 연구를 진행할 것이므로, 잡종화 방지 연구는 양비둘기 개체수 감소에 가장 큰 원인인 잡종화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양비둘기 순혈 유지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는 큰 의미가 있음.
붙임5 | | 전문용어 설명 |
○ 멸종위기 야생생물
-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로, 환경부에서 지정하는 267종의 생물
○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보호를 위한 국제협력 및 연구 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1948년에 설립된 국제환경보호기구
○ IUCN 적색목록(Red List)
- 전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절멸 위험에 처한 종들을 분류하기 위해 개발된 지구 동식물 종의 보존생태 목록
- 생물종을 총 9개 범주로 구분함(절멸 EX, 야생절멸 EW, 위급 CR, 위기 EN, 취약 VU, 준위협 NT, 관심대상 LC, 정보부족 DD, 미평가 NE)
○ 관심대상(LC, Least Concern)
- IUCN 적색목록의 9개 범주 중 하나
-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고 세계적 범위에서 개체수도 많은 분류군
○ 개체군
- 일정한 지역에 모여 사는 같은 종의 생물 집단
○ 잡종
- 서로 다른 종이나 계통 사이의 교배에 의해 생긴 자손
※ 집비둘기가 양비둘기 무리에 침입하여 이종 간 잡종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순수한 토종 양비둘기는 결국 사라질 위험성이 있음.
사진.자료제공/멸종위기종복원센터 복원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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